2024 안양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가 지난 25일 오후 안양 만안교와 박석교 둔치에서 열렸다.
안양문화원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오후2시 만안교에서 길놀이-다밟기-무동춤놀이-선소리꾼놀이-대동놀이로 이어지는 만안답교놀이 정기공연을 펼쳤다.
오후4시부터는 박석교밑 안양천 둔치에서 보름음식(부럼깨기,오곡밥,복차마시기) 나눔과 체험행사(소원지쓰기,제기만들기와 제기왕선발대회,투호놀이,신년운세, 연만들기,딱지치기)가 진행됐다. 특히 제기와 연만들기 등 체험부스도 인기가 있었지만 신년운세 부스에는 수리산산신제를 주관하며 국태민안과 안양시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안양지역 무속인들이 지난해부터 직접 점을 봐주고 쪽집게 입소문이 나면서 비가 오는 우중에도 불구하고 본 행사가 시작된 이후인 오후7시 넘도록 길게 줄을 서며 인기몰이를 했다.
오후5시에는 기원제(축문)를 통해 정월대보름 달맞이축제 행사 시작을 알리고 이어 식전행사인 신명마당에서는 취타대 태사모의 길놀이, 버꾸춤,민요,채상소고춤,날뫼복놀음, 안양검무, 판굿 등 전통춤과 국악 공연들에 이어 출연자들과 김용곤문화원장과 민향숙부원장을 비롯 시민들이 무대위와 아래에서 함께 손을 잡고 신명나게 춤을 추는 대동놀이를 펼쳤다.
기념식이 시작될 무렵인 오후7시부터는 빗줄기가 거세졌다. 행사 주최자인 김용곤 문화원장과 회원들은 물론 최대호 안양시장과 최병일시의장, 강득구(안양만안).민병덕(안양동안갑) 국회의원, 도의원(김철현), 시의원(김정중,장명희,채진기,이재현,곽동윤,윤경숙,김경숙) 등 내빈들과 500여 시민들도 우산을 쓰거나 비를 맞으며 행사를 참관했다.
기념식은 내빈소개, 개막선언, 대북3타, 국민의례, 문화비젼선언, 기념사(문화원장), 축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어 축하공연(향토가수 시원이)으로 노래가 불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면서 공연 구경은 뒤로 한채 시민들은 물론 내빈들도 대보름행사의 메인인 달집태우기 행사장으로 몰렸다.
1년내내 액을 쫒고 복을부르며 소원과 풍년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는 점화식과 소원지소지, 복나누기(귀밝이술, 부름깨기용땅콩) 순으로 진행됐다.
2024 안양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는 비가 내리는 우중에도 불구하고 사고 없이 무사히 잘 끝났다. 연예인을 불러 공연하던 행사에서 전통공연으로, 특히 안양과 연관있는 공연과 안양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무대에 올린 것도 적지않은 변화이자 발전이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듯 싶고 과거의 행사들이 머릿속 스크린에 펼쳐진다.
안양천대보름축제는 안양의 구도심 만안구에 자리한 안양천을 통해 잃어버린 전통과 사라져 가는 공동체 문화를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지금으로부터 13년전인 2011년 처음 시작됐다.
문화예술단체인 민족예술인총연합안양시지부(안양민예총) 주최로 처음 시작된 대보름축제는 '어린이들과 아빠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 도시민이 정주의식을 갖는 전통문화 축제'로 입소문나면서 해마다 5천~1만여명이 몰려드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었다. 특히 불장난이 유일하게 허용된 대보름의 일탈과 흥겨움과 재미, 낭만이 있었다.
안양민예총이 주최하던 행사는 2013년부터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하고 안양문화원이 주관하면서 개막식 등 의전과 연예인을 무대에 세우는 공연 행사에 치우치면서 예전의 흥과 멋, 전통과 재미를 잃어버리고 시민의 발걸음도 끊어지기 시작한다. 더욱이 2014년 안양천대름축제 행사시 꺼져가던 달집을 뛰어넘던 한 시민이 시뻘건 불밭에 빠지면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천변에서의 깡통돌리기 쥐불놀이는 금지됐다. 안양천대보름축제의 신명과 흥, 빈대떡과 막걸리 한잔의 재미도 사라졌다.
결국 안양천대보름축제는 동력이 서서히 꺼지면서 사양길을 걷기 시작한다. 문화가 중단되면 전통이 사라진다. 안양민예총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무대뽀로 일을 추진하던 김영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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