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사진기록/골목풍경

[20260906]사라지는 것. 안양 중앙시장 도장 파는 할아버지

안양똑딱이 2026. 9. 6. 13:26

 

2026.09.05/ #도시기록 #사라지는것 #도장파는아저씨/ 안양 중앙시장 골목에서 오랫만에 만난 도장 파는 할아버지. 연세가 70대 중반쯤이다. 목도장 2000원. 나오는 날은 유동적이지만 중앙시장 2문에서 청비지골목 사이에 계시다. 

 

디지털 시대와 전자서명의 보급으로 인해 오늘날 점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도장. 그래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대부분 인감도장 하나 정도는 마련한다, 서민들은 나무에 이름만 새긴 막도장을 썼고 귀족들은 상아에 멋진 글자를 넣어 만든 고급 도장을 좋아했으며 임금이 사용하는 도장은 국쇄라 하여 나라와 권위의 상징물이 되었고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있다.

 

법적으로 본인 것인가 확인하기 위해서는 도장을 등록을 해야 인감제도가 있어서 시청 등 관공서 앞에는 언제나 도장가게가 있었는데 아직도 인감의 효능은 살아 있지만 이제는 싸인으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도장집 문 닫고 도장 파는 아저씨들도 다 떠나 간다고 한다.

 

더욱이 정겨운 골목이나 전통시장, 관공서 주변의 도장집에서 조각칼로 묵묵히 글자를 새겨주던 모습도 컴퓨터로 도장을 새겨주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대표적인 추억의 풍경중 하나가 됐다.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램과 기계를 이용해 5~10분 만에 도장을 뚝딱 만들어내지만, 과거의 도장 파는 아저씨들은 돋보기를 쓰고 작은 나무나 돌 위에 직접 칼을 대어 글자를 새겼다. 기계로 판 도장은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기 쉽지만, 손으로 판 도장은 미세한 칼끝의 흐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위조가 불가능한 '나만의 표식‘이다.

 

현재는 길거리 노점이나 작은 가겟방 형태의 도장집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을 지키며 손으로 도장을 새겨주시는 분들을 간혹 일부 지역에서 볼수있다.

 

안양 중앙시장 2번 출입문에서 청바지골목으로 연결되는 골목에서도 직접 도장을 새겨주시는 70대 넘으신 어르신을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

 

한편 도장 파는 일이 전각이란 이름으로 예술의 한 쟝르가 되어 새로운 형태로 살아 남았으니 대표적인 이가 안양에서 활동하고 군포에 살었던 진공재 선생으로 현재는 서울 종로 인사동(인사동길 27)에서 '진공재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전북 남원 출신의 진공재(본명 진영근) 선생은 1980년 한때 안양극장 건물 복도 귀통이에서 도장파는 일을 했었다 이후 그는 전각의 에술세계 깊숙이 빠져든다. 그는 1995년 당시 한국 최초로 중국 서령인사 전각평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전각예술가 거목으로 등장한다.

 

자신을 ‘삶류작가’라 칭하는 진 선생은 지난 2019년 (재)군포문화재단 초대로 10월24일부터 11월21일까지 약 한달에 걸쳐 군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군포의 숨겨진 보물展>을 열었는데 이 전시는 누구나 마음에 새기고 담아두여야 할 덕목을 새긴 채근담(菜根譚)부터 석복(惜福)까지 선생이 칼끝으로 내어온 길 45년을 총망라한 기획전으로 많은이들에게 전각세계의 오묘한 칼맛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