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도시기록 #안양 #뽕나무 #오디 #명학공원/ "명학공원에 남아있는 뽕나무 아래 흙바닥이 나무에서 떨어진 오디로 까맣습니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오디로 술을 담그기 위해 떨어진 오디를 줍기도 했고 오디를 먹은 아이들이 시커매진 손과 입술을 한채 뛰어놀기도 했는데 요즈음엔 바닥 지저분하고 청소하기 귀찮은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안양8동 명학공원은 예전에 가축위생시험소로 불리웠다. 과거 1973년부터 1998년까지 존재했던 시험소 부지의 절반은 경기도가축보건소(나중에 경기도가축위생시험소로 명칭 변경)였고, 절반은 경기도잠업검사소 자리였다.
공원 중간쯤에 측백나무 10여 그루가 일열로 자리하고 있는데(실제로는 더 많았음) 그것이 두 관청의 경계였다. 잠업시험소가 있던 곳(어린이놀이터 뒷쪽)에는 서너그루의 뽕나무가 남아 있었는데 과거 이곳이 경기도 일대의 누에고치 집하, 검사 등을 담당했던 근거지였음을 보여주는 증표였다.
현재 공원내 수돗물 음료대 앞쪽에 오디가 가장 많이 열리던 뽕나무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수년전 누군가에 의해 베어져 사라졌다. 이유인즉은 뽕나무에서 떨어진 오디가 바닥을 더럽히고 청소하기도 어렵기에 귀찮아 짤랐다는 것이다. 이런 미친짓이 있나!
안양은 1930-40년대에는 신동아와 조선일보 주최로 전국 부녀자 밤줍기 대회가 수년간 열릴 정도로 밤나무가 많았으며 1950-70년대에는 교과서에 안양 특산물로 실릴 정도로 포도나무가 많았다.
뽕나무도 많았다. 뽕나무는 1970년대 마을 뒷산과 집 마당뿐 아니라 개울가에도 많았는데 5-6년전 까지만 해도 안양천(쌍개울~전파교)과 학의천(쌍개울~동안교)을 걷다보면 천변에 검붉은 오디가 주렁두렁 매달린 뽕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누군가 심었다기 보다는 하천 상류에서 누에 치던 농가에 심어졌던 뽕나무들중 일부가 여름철 정마에 떠내려오다 정착해 자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1970년대 안양8동에는 누에고치를 집하, 검사, 매입 등을 담당했던 경기도 잠업시험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누에를 치는 농가들이 늘어나다 보니 뽕나무도 심고 여름이면 검게 익은 오디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이를 따서 술 담그는 집들이 많았다.
누에는 봄과 가을에 쳤는데 누에가 아직 애 벌레 일 때는 일이 많지 않지만 누에가 크면서 뽕을 많이 먹여야 하기 때문에 일도 많았다고 한다. 뽕잎을 한 바구니씩 따다 수북하게 쌓아 두고 먹이를 주면 무럭무럭 커지면서 처음에 귀엽게 보였던 녀석들이 점차 징그러운 모습으로 변하고 누에가 익어서 집을 짓기 시작하면 누에 입에서 가는 실을 뽑아서 집을 지어 누에고치를 만들게 된다.
안양8동 명학공원 뽕나무에서 떨어진 까맣게 익은 오디를 보면 과거 오디를 먹은 동네 아이들이 입술과 손가락이 보라색으로 물든 모습으로 뛰어놀던 모습이 떠오르고 누에가 뽕잎을 먹으면서 내던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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