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안덕환]군포 ‘군웅제’를 보며

안양똑딱이 2016. 7. 17. 17:22
[안덕환]군포 ‘군웅제’를 보며

[2008/12/31]군포시 문화체육과 문화팀장
군포 ‘군웅제’를 보며
시차원으로 거행되야할 제사 새로운 문화의식 승화 필요

2009년 01월 01일 (목) 전자신문 | 23면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지난 10월말 저녁 군포문화원 주관으로 군포시 대야동 소재 덕고개에서 당주, 군웅제 보존회장, 통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지역의 안정과 풍년을 기원하는 “군웅제가” 열렸다.

도립공원지정예정인 수리산 자락 동골메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군웅 숲은 전국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지정된 곳으로 마을주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곳이다.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군포설화에 의하면 숙종대왕이 이 숲에서 매년 음력 10월 1일 “군웅제”를 지냈기 때문에 군웅 숲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군웅제”가 지역주민들과 군포문화원의 노력으로 지난해부터 깊은 잠에서 깨어나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3백여 년 동안 계속 되어 온 “군웅제”는 마을의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적인 자립도 또한 빈약하여 자체적으로 지낼만한 여력이 없었던 관계로 축소하여 마을고사 형태로 지내고 있다.

또 마을주민들 위주로 제사를 지내다 보니 “군웅제”에 대한 기록이나 조사가 전무한 상태라 그 유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조선 때 숙종대왕이 “군웅제”를 지냈다는 것은 “군웅신”이 일반 산신과 다른 특별한 신격으로 그 지역의 최고의 신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사형태의 제사는 격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본래 군웅(君雄)이란 임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임금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우리 상고사에서 청구에 신시를 열고 배달나라를 세운 14대 한웅천왕인 자오지천왕을 이야기 한다.

일명 치우천왕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는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도깨비대왕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

우리 굿에서는 치우천왕의 죽음을 애도하는 굿으로 군웅굿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후대에 군웅굿은 전쟁터에 나가서 전사한 장군이나 군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굿의 성격을 가졌다.

요즘은 굿을 하는 제가집의 조상들 중 제 명에 죽지 못하고 험악하게 죽은 조상들을 위로하는 굿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군웅제”는 마을 단위의 제사가 아니라 군포시 차원에서 거행되어야 할 제사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 마을전통 제의식에 대해 문화로 보지 않고 특정종교의 가치관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 들이 많기 때문에 “군웅제”란 이름으로 제사를 지내면서 굿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포에는 “군웅제”외에도 수리산 산신제, 삼성마을 도당제, 당말 도당제, 느티울 산신제, 당정우물제, 궁안 도장마을 산신제, 금정동 산신제 등 마을제사가 많이 있다.

이러한마을제사들이 모두 유교식 제사로만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산신제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계룡산 산신제 같은 경우는 제사와 더불어 반드시 굿을 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시기다.

필자가 알고 있기로 “군웅제”란 명칭을 사용하는 마을 제사는 군포시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을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주민들 간의 반목과 오해를 풀고, 화합을 위한 화해동참, 해원상생으로 마을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다.

전통은 옛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문화는 그 실체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따라서 시민의 안녕과 화합발전을 기원하는 전통마을 축제인 군포 군웅제가 단순히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기축년에는 마을의 발전이 군포의 발전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 진정한 군포 축제로 만들고, 전통문화의 정신을 곧 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문화의식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2008-12-31 05:4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