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대규]‘안양시장’, 이런 사람이었으면

안양똑딱이 2016. 6. 30. 15:25
[김대규]‘안양시장’, 이런 사람이었으면

[2006/02/11 안양시민신문사 회장]
‘안양시장’, 이런 사람이었으면

전제부터 하겠다. 이 글은 특정인을 옹호하려거나, 반대로 배제시키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5ㆍ31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자천ㆍ타천 출마 예상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는 터에, 시민들의 관심도 환기시킬 겸, 평소 지녔던 바람직한 ‘시장상(市長像)’에 대한 개인적인 소망을 피력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기초자치단체 의원까지 정당공천을 받아야 하고, 중선거구제로 치러질 뿐만 아니라, 올 4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고된 ‘지방행정체제 개편 기본법’이 통과되면, 2010년에는 안양ㆍ군포ㆍ의왕(예상)이 통합된 형태의 새로운 시장을 선출해야 하기에, 현행 제도하에서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다.

필자는 국민의 여론을 도외시한 채, 중앙당과 현역 국회의원들의 입지 강화만을 노리고 여야가 합의한 ‘정당공천제’나 ‘중선거구제’는 지방자치의 본질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망국법(亡國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 제도적 현실은 그렇더라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지방자치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수장(首長)’이 어떤 인물이냐에 따라 제반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의 세 가지 덕목을 ‘안양시장’의 요건으로 제시해 본다.

첫째는 ‘덕성(德性)’의 소유자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행정능력이나 전문적 식견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난관 타파에는 용장(勇將)이, 대사(大事) 도모에는 지장(智將)이 적격이겠지만,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덕장(德將)이다.

용장ㆍ지장은 자칫 독선에 흐르기 쉽다. 덕장은 직접 나서지는 않되, 적재적소에 사람을 불러 모으고, 가슴으로 모든 시민을 끌어안아 마음으로 따르게 한다.

덕은 베풂이다. ‘나’를 내세우고, ‘내’가 차지하려 하는 곳에 덕은 깃들 자리가 없다. 기능자로서의 시장보다 ‘사랑’의 교감으로 존경받는 덕성의 소유자를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소망일까?

둘째는 ‘비정치적’인 인물이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는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지만, 일단 시장이 되면 ‘적과 동지’를 가르지 말아야 한다. ‘적’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한다. 더구나 특정이념에 얽매이거나, 중앙당에 과도한 신경을 쓰거나,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인맥에 경도되거나, 차기 구도에 부심하는 일들은 모두 당리당략의 방편일 뿐,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에는 장애물인 것이다.

지방선거에 있어 ‘정당공천제’가 망국법이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방선거는 순수한 지역일꾼을 선발하는 것이지, 정치꾼을 뽑는 일이 아니다. 빈부보다 이념의 양극화가 더욱 첨예한 것도 ‘정치’때문인데, 전국의 모든 지자체를 어찌 정치판으로 만드는가. ‘정당공천제’는 ‘분열의 바이러스’인 것이다.

셋째로는 ‘문화 마인드’의 소유자였으면 좋겠다. 문화란 이제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됐다.

‘국정’이라는 마차는 정치와 경제의 두 바퀴로 굴러가되, 그 마부는 ‘문화’여야 한다. 그게 선진국이다. ‘시정’도 마찬가지다. ‘문화 마인드’는 지역 정체성을 감안하여, 전문가들을 우대하고, 그 자율성을 육성하며, 정치적 하드웨어보다 인간적 소프트웨어를 중시한다.

시장은 만능인이 아니다. 그러나 ‘된 사람’이라면, 인재활용을 통해 만능의 효율성을 구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06-02-11 11:5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