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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설화랑, 그림이랑 11 - 도램말 이야기

안양똑딱이 2016. 6. 11. 22:07
[설화]설화랑, 그림이랑 11 - 도램말 이야기

[11/24 군포문화원]


 

설화랑, 그림이랑 11 - 도램말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지금의 군포초등학교와 당동우체국 사이에 있는 도램말에 김씨 성을 가진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형은 부자였지만 아들이 없고, 동생은 몹시 가난했지만 아들이 있었습니다. 마음씨 착한 동생 부부는 형님댁에 아들이 없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매일 밤, 달님에게 기도를 했습니다.

"달님, 제발 형님 댁에 아들을 하나 점지해주십시오."

그러던 어느 날 밤, 동생이 신기한 꿈을 꿨습니다. 형님 댁에 들어서려는 순간, 형님네 마당에 있는 우물에서 커다란 용 한마리가 하늘로 솟아올랐습니다. 그 용은 하늘을 훨훨 날아 아우네 집 우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이 돼 잠에서 깬 동생은 간밤에 꾼 꿈이 하도 신기해서 부인에게 꿈 얘기를 했습니다.

"여보, 간밤에 꿈을 꿨는데, 그 꿈이 참으로 신기하구려."

"어떤 꿈을 꾸셨는데요? 저도 이상한 꿈을 꿨어요."

"글쎄, 커다란 용 한마리가 형님네 우물에서 나오더니 우리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겠소."

아우의 말을 들은 부인이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당신도 그런 꿈을 꾸셨어요?"

"그럼 당신도 같은 꿈을 꿨단 말이오?"

"예, 저도 간밤에 그런 꿈을 꿨어요. 하도 신기해서 잠까지 설쳤는걸요."

"허허, 참으로 이상한 일이구려. 혹시 형님 댁에 좋은 일이 있으려나."

그 후로도 동생 부부는 계속 형님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더욱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형님 댁은 아무 소식이 없고, 오히려 동생 부부가 다시 아기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동생의 근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형님 댁에 아이가 없으니, 우리 집안의 장손이 끊기는 게 아니겠소? 정말 큰일이오. 여보, 이제 곧 또 뱃속의 아이가 태어날 테니, 큰 아이를 형님 댁에 양자로 보내는 게 어떻겠소?"

"당신의 뜻이 그러시다면, 제가 어찌 막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큰 댁에서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염려 말아요. 형님께서도 큰 아이를 무척 귀여워하시니 분명 기뻐하실 게요."

다음 날, 동생은 형님을 찾아갔습니다.

"형님, 집사람과 상의를 했는데요. 형님은 우리 집안의 종손이신데, 아들이 없으면 우리 집안의 대가 끊기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희 큰 아이를 형님 댁에 보내기로 했어요. 저희는 또 애가 들었으니 낳아서 기르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 말을 들은 형은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내가 네 아들을 뺏을 수가 있단 말이냐."

"빼앗다니요? 형님께서 큰 아이를 잘 키워주시리라 믿습니다. 큰 애를 위해서라도 가난한 저희 집보다는 형님 댁에 가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어요."

"그래도 그건 안 될 말이다."

"이미 저희 부부가 작정한 일입니다.큰 아이를 형님 댁에 보내고, 먼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니 거절하지 마세요 ."

형은 떠나겠다는 동생의 말을 듣고는 급히 말렸습니다.

"떠나다니, 대체 어디로 가겠다는 말이냐? 이 세상에 피붙이라고는 너 하나뿐인데, 너마저 곁에 없다면 외로워서 어떻게 살라는 거냐?"

"형님께는 죄송합니다만, 이미 한번 작정한 것을 어찌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

"아우야 제발 떠나지는 말아다오."

"형님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꼭 형님을 뵈러 돌아올테니 그 때까지 형수님과 함께 몸 건강하게 계셔야 합니다."

이리하여 동생의 가족은 먼 곳으로 떠나게 됐습니다. 동생네는 비록 가난하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씨 착한 동생 부부는 고향에 계시는 형님 댁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형님을 생각하는 동생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여보, 형님 내외분은 어떻게 살고 계실까? 한 번 찾아봬야 할 텐데, 궁금하기 짝이 없구려."

"벌써 큰 댁을 못찾아 뵌 지도 몇 해 되었어요. 금년 가을엔 한번 찾아봬요."

이렇게 형님생각을 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형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날아왔습니다.

"형님이 돌아가시다니, 이게 웬 날벼락이란 말이냐. 이 일을 어찌 한단 말인가?"

뜻밖의 소식을 들은 동생은 통곡을 하다가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여보 정신 차려요. 기운을 내서 큰 댁을 찾아봬야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동생은 당장 홀로 남은 형수가 걱정이 됏습니다.

"형님이 돌아가셨으니, 혼자 남으신 형수님이 혼자서 어떻게 사신단 말이오. 지금 당장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소."

홀로된 형수를 걱정하던 동생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래서 급히 가산을 정리하고 걸음을 재촉해,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남편이 죽은 뒤에 슬픔에 잠겨있던 형수는 시동생 부부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남편을 생각하는 슬픔에서 헤어나, 시동생 식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 뒤로, 홀로된 형수가 걱정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동생의 따뜻한 마음씨를 기려서 이 마을을 이름을 '돌아온 마을'이라는 뜻으로 '도램말'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2008-11-24 01: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