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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서울그늘」벗고 문화예술 도시로(1990. 중앙일보)

안양똑딱이 2024. 1. 22. 13:44
중앙일보

입력 1990.07.14 00:00

 

『안양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가꾸자.』
73년 시로 승격한지 17년만에 인구 50만명의 대도시로 급성장한 안양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의 위성도시로서 서울문화권에 속했던 안양을 독특한 문화적 색채와 분위기를 갖춘 문화예술의 도시로 가꾸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시화·산업화가 가져온 이웃간의 단절된 마음의 벽을 헐기 위해 시민들이 펼치는「한마음 갖기 운동」도 안양에 이는 새바람이다.
안양에 문화·예술활동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안양읍이 안양시로 승격한 73년 전후.
예술활동의 산실인 안양문화원(원장 김행웅·47)은 70년l월 지역원로인 윤필노씨(67·전 안양읍장), 유해엽씨(70·시흥향교고문), 전귀설씨(68·전 인권옹호 시흥지부장), 김대규씨( 시인·문협지부장), 박유선씨(52·언론인·자유총연맹 안양지부장)등 10여명에 의해 발족, 초대회장에 이상윤씨(63)를 선임했다.
회장은 박경재(2대), 김정대(3대), 이병택(4대)씨로 이어져 71년11월20일 사단법인으로 바뀌었다. 72년6월 리틀엔젤스 초청공연, 74년 제1회 관악사생대회와 휘호대회, 81년 관악음악제, 82년 안양문화지 발간 등은 안양문화원의 초기사업들.
만안 답교놀이는 조선중기부터 농민들이 석수2동 만안교와 호계동 호계교 등에서 건강을 기원하며 벌이는 안양지방의 대표적인 민속놀이.
만안 답교놀이의 재현은 최상만씨(77·작고·안양시 호계1동 416), 이계석씨(80·호계1동 219), 하학길씨(89·안양동 8l0), 하기성씨(80·석수동 78), 전순원씨(75·석수동), 장배근씨(79·작고·비산동 삼익아파트 2동 70l호), 조재봉씨(87·석수동 208) 등의 고증을 받아 부락민들이 이를 재현했으며 금년부터는 안양시가 연수비 4천만원을 들여 안양예술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가락과 율동을 가르치고 있다.
86년 발족된 안양 수리탈춤회(회장 김지석·34)도 향토문화전승 및 대중보급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회원25명이 이병옥 교수(42·유도대·무용평론가)의 지도로 탈춤을 배워 활약중이다.
86년에는 제1회 만안문화제를 주도했으며 87년 4월 본격적인 지역민속 발굴사업에 착수, 이 교수와 부락원로들의 증언을 토대로 과거 만안교와 호계교에서 명절 때 성행했던 만안 답교놀이 등 민속놀이를 발굴, 재현했다.
47년 청록파시인 박두진씨, 정귀영씨(73) 등이 안양 문학동인회를 조직, 동인지『청포도』를 발간하면서 태동한 안양문인협회(회장 김대규·46)는 창작활동의 산실노릇을 해오고 있다.
72년 들어서는 배준석씨(36·문협사무국장)가 중심이 되어『낙엽문학』을 창간, 안양문단을 빛내고 있다. 현재『낙엽문학』은 28집을 끝으로 시울림 동인회로 이름이 바뀌어 발간되고 있으며 이 문인단체는 경기도내에서 유일하게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85년1월 설립된 음악협회 안양지부(지부장 김태환·57·양명고 교사)는 마광재씨(초대회장·근명여중 교사), 전평화씨(시립합창단지휘자), 노동운씨(교사) 등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왔다. 현재 회원은 60명.
안양시립합창단(단장 전평화)은 회원 23명으로 87년 창단, 정기연주회를 비롯, 각종 기념공연·초청공연 등을 매년 25회 이상 열고 있으며 올 들어 안양·성남·부천시립합창단 연합으로 대작『천지창조』를 공연했다.
또 30명의 단원을 둔 상투스합창단(단장 이상택·안양병원장)은 78년 창단이후 9회에 걸쳐 음악공연을 가졌고 안양음악제·만안음악제에 참가, 지역음악예술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안양미술협회(지부장 홍사영·42)는 76년 지부장 홍씨와 오용길씨(이대 교수), 김광헌씨(강남대 교수)가 주축이 되어 창설, 그동안 14회에 걸친 미술전을 열었고 국전에서 대거 입상하는 등 40여명의 회원이 눈에 띄는 활동을 펴고 있다.
안양연극협회는 87년6월 현 지부장인 이봉운씨(40·극작가·극단80대표)와 김희씨(안양상의 홍보실장), 임인규씨(삼천리건설대표), 현경헌씨(안양경찰서)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후 무대예술 발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밖에 사진협회(지부장 강윤원·47)가 86년4월 설립됐고 서도회(지부장 차성규·44)가 85년9월에, 웅변협회(지부장 정변규·40)가 81년2월 각각 설립돼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예총 안양지부(지부장 김대규)를 창립, 산하에 문인협회를 비롯, 미술·음악·연극·사진·연예·무용지부를 둠으로써 안양을 명실상부한 문화예술도시로 가꾸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작년 안양8동부지 3천6백평에 객석 2천석과 국제회의장을 갖춘 건평 4천5백60평 규모의 안양문화예술회관을 건립,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안양시는 또 공해에 찌든 시민들이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사업비 1억4천여만원을 들여 자연경관이 뛰어난 수리산 일대 계곡 5.7㎞를 따라 1만5천여평 부지에 삼림욕장을 개강했다.
이호선 시장(57)은「수리산 삼림욕장」은 시민보건향상은 물론 자연보호·시민화합의 장(장)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앞으로도 계속해서 문화예술공간·시민공원 등을 확장, 안양을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도시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김영석 기자 사진=장충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