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노수윤]공공예술프로젝트 관람기

안양똑딱이 2016. 6. 30. 15:08
[노수윤]공공예술프로젝트 관람기

[2005/11/18 안양시민신문 편집위원]
‘공공예술프로젝트’ 관람기

2005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가 지난 11월5일 안양유원지에서 개막식과 함께 시작됐다. 새롭게 변모한 안양유원지에 다녀왔다. 정말 상전벽해라 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2주 전에도 다녀왔는데 그때와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공공예술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김유일 교수는 시정홍보지인 ‘우리안양’에서 “공공예술프로젝트는 공공장소에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져 도시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예술의 수혜자가 일반대중 및 시민으로 확산되는 훌륭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힌바 있다.

정리하자면 안양유원지 재정비과정에 예술을 접목하는 것이 아주 좋은 일이라는 내용이며, 그 의견에 100% 동의하고 많은 작품을 제작하신 예술가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하지만 안양유원지의 공공예술프로젝트에는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가장 불만은 작품이 설치된 곳 상당 부분은 ‘유원지’가 아니라 산이라는 점이다. 작품설치를 위해 자동차가 들락거리고 조명까지 설치해 나무들은 밤에 잠도 못자고 있을 것이다. 안양시에 속한 곳이라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관악산은 안양시의 것이 아니고 안양시민의 것도 아니다. 국민의 것이며, 우리 후손들의 것이다. 예술가들은 상당히 공을 들여 작품을 만들었지만 ‘누가 이런 쓰레기를 산에 가져다 놨냐’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무와 숲과 낙엽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쇠몽둥이, 플라스틱 조각은 심히 불쾌할 수도 있다.

또한 안양유원지는 필요한 부분만 살짝 정비해주고 그대로 두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공공예술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면 자유공원, 중앙공원, 넓은 평촌의 도로에서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번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너무 보기 좋았다. 다만 마음 한 구석에서 ‘이건 아니다’라는 얘기가 자꾸 올라와서 좀 답답했다. 특히 인공폭포를 보고 있으면 정말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는 그냥 이렇게 넘어간다고 치자. 그러나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시간이 흘러가면 예술작품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 사람들 예술작품이라고 가만 두지 않는다. 얼마 못가 파손되고 낙서로 도배되고…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내년에 또 새로운 작품 설치한다고 등산로를 더욱 올라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이러다가 관악산 여기저기에 작품들이 설치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공공예술프로젝트를 보며 멋있고 좋았지만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2005-11-19 21:4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