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FC안양 K2리그 우승 팬들이 가장 큰 동력
10여 년간 한국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발군의 저력을 보여준 안양시의 FC안양이 사상 첫 1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FC안양이 2일 오후 2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에서 부천FC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안양은 이날 경기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하면서 승점 62점(18승 8무 9패)으로 K리그2 우승과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지었다.
원정팀 FC안양의 선수 명단을 보면 김운, 채현우, 리영직, 유정완, 최규현, 마테우스, 이태희, 김동진, 김정현, 박종현, 김다솔이 선발 출장했다. 주현우, 한의권, 문성우, 임승겸, 야고, 김영찬, 김성동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1년 만에 프로축구 FC안양의 승격을 지휘한 건 오랜 기간 팀내에서 코치로 활약해오다 이번 시즌 사령탑에 오른 유병훈 감독이다. 수석코치에서 올라온 유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안양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선수 시절 대우 로얄즈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유 감독은 2013년 안양의 코치로 지도자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아산 무궁화, 서울 이랜드,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다년간 코치 경험을 지냈으나, 대부분을 안양에서 보냈다. 유 감독이 초보 사령탑임에도 빠르게 팀을 장악하면서 K리그2 감독 취임 첫해 K리그2 정상에 오른 사령탑으로 남게 됐다.
안양의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 모두 2013년 창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부천과 더불어 K리그2 원년 멤버인 안양은 매 시즌 K리그1 승격에 도전하고도 번번이 실패했는데, 11년 만에 비로소 그 염원을 이뤄냈다.
FC안양은 K리그2 첫해인 2013년부터 참여한 안양은 꾸준히 중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승격과는 인연이 없었다.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수원 삼성에 져 승격 문턱에서 돌아섰다. 지난해엔 K리그2 정규리그 6위에 그쳐 PO 진입조차 불발됐으나 마침내 사상 첫 1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뤄낸것이다.
K리그2 우승을 확정 지은 FC안양은 다음 시즌부터 국내 프로축구 별들의 리그인 K리그1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특히 안양과 FC서울의 '연고이전 라이벌전'이 성사돼 주목된다. 과거 LG 치타스가 안양을 떠나 서울에 연고를 둔 FC서울로 거듭나면서, 팀을 잃은 안양 축구 팬들의 열정을 기반으로 2013년 시민구단으로 만들어진 게 FC안양이다.
이날 응원석 1층을 가득 채운 2천여 안양 팬들은 전후반 90분 동안 쉬지 않고 응원구호 '수카바티(극락) 안양'을 외치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팀 창단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축구사랑'으로 구단주 역할을 해온 최대호 안양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꿈이 이뤄졌고, 이제 다시 더 큰 꿈을 향해 간다"며 FC안양의 우승과 승격을 축하했다.
최대호 시장은 ‘꿈이 이루어졌다. 이제 다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날”이라며 “2013년부터 K리그2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온 FC안양이 드디어 첫 K리그2 우승과 함께 창단 이후 최초로 K리그1 승격이라는 위대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자랑스러운 순간은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팬 여러분의 변함없는 응원이 함께 이룬 결과다. 경기 하나하나에 쏟은 열정과 끈기가 FC안양을 이 자리로 이끌었으며, 안양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이 큰 힘이 되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K리그1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된다. 앞으로도 FC안양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안양시도 구단과 함께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FC안양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선수단의 궂은일은 도맡는 노상래 통역 겸 매니저가 (우승 도전 때문에) 수술을 미뤘고, 유병훈 감독의 부인 또한 부천과의 경기 전날 갑상샘암 판정을 받고서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내 유 감독이 미안한 마음에 눈물 흘렸다.
한편 FC안양 우승의 가장 큰 동력으로 서포터즈를 꼽지 않을수 없다. 안양은 '내 축구팀'을 잃은 안양 축구 팬들의 눈물을 양분으로 2013년 창단한 시민구단이다. 안양이 연고였던 LG치타스가 서울로 옮기면서 FC서울로 거듭난 건 2004년이다. 안양의 열성팬들은 응원할 구단이 없는 상황에서도 '안양의 축구'를 꿈꿨고, 안양시의 도움을 받아 이를 9년 만에 현실로 만들었다.
안양 응원가에는 '안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바보같은 녀석들'이라는 가사가 있다. 안양 창단에 청춘을 바친 팬들 덕에 FC안양이 있는것이다. 이를 확인하려면 프로축구팀 FC안양과 서포터즈( A.S.U. RED) 와의 일대기를 담은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을 꼭 보시라.
나바로, 선호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카비티 극락축구단>은 모든 축구팬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축구계나 서울을 열망하던 과거의 안양 치타스, 그리고 현재의 FC안양까지 우리는 선수와 호흡하는 축구팬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희노애락'이 없음을 깨닫지 못하면 어떤 일이 닥치는 '작은 전쟁터'를 다시 돌아볼 때가 됐다고 필름을 돌린다. 안양시민은 물론 축구팬이라면 이 영화 한번 '콕'하길 권해본다.
이 영화는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23),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2023), 제11회 노이다 국제영화제(2024),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2024), 제11회 춘천영화제(2024)에서 상영되었으며 노이다 국제영화제(2024)에서는Best Sceenplay(Documentary) 상을, 요코하마축구영화제(2024)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영상-유튜브 스포츠니어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FC안양 승격 기념 홍염 파티
https://www.youtube.com/watch?v=I5QwSIANS3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