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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5]오이코스 클로징 파티에서 안양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다

안양똑딱이 2026. 9. 25. 19:26

 

오이코스 클로징 파티에서 안양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다

 

2026년 9월 23일, 안양역 지하상가의 자그마한 공간에서 지난 100일 동안 자원순환 프로젝트 ‘그린써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공간 '메이커스페이스 오이코스(이하 오이코스)’가 임대 기간을 마무리하며 클로징 파티 ‘오이코스 너머의 그린써클’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안양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여성 세 명으로 구성된 ‘청년스튜디오 해랑’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역 섬유산업의 역사와 자원을 재발견하고, 자원순환 활동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자원과 지역을 연결하고자 하는 목표를 바탕으로 안양역 지하쇼핑몰 A7호를 임대해 ‘오이코스’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후 흥미롭고 재기발랄한 활동을 펼치며 다수의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심을 모았다.

 

클로징 파티에서 다시 만난 참가자들은 100일간 이어진 오이코스의 활동을 돌아보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또한 오이코스와 같은 메이커스페이스가 안양에 마련되어, 그린써클 프로젝트처럼 사람과 자원을 잇는 지속가능한 프로젝트가 계속되기를 희망했다.

 

‘오이코스(Oikos)’는 그리스어로 ‘집’을 뜻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생산자와 소비자가 엄격히 분리된 자본주의의 집에서 살아왔다면, 오이코스는 생태적 관점에서 서로의 역할이 혼재하고 연결되는 것을 지향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와 손을 움직이고 생각을 나누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해 왔다.

 

오이코스의 주요 프로젝트는 공장이나 가정에서 버려지거나 사용되지 않는 자원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쓰임을 더하는 일이었다. 단순히 폐자원을 재사용하거나 업사이클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폐자원에 대한 인식 전환을 목표로 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삼성생명, 삼성물산, 행정안전부, 함께만드는세상의 후원과 청년스튜디오 해랑의 주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제작 워크숍을 중심으로 시민과 지역 창작자가 함께 폐섬유와 남은 재료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공장에서 버려진 비교적 큰 규모의 원단을 활용해, 공장에서는 폐기물이었던 자원이 창작자에게는 온전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확인하고 창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낡은 옷을 보완해 새롭게 입는 방법부터 폐의류를 활용한 직조, 폐자원을 활용한 예술작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사시코 자수, 키누사이가, 운동화 직조 수선, 타피스트리, 청바지 패치 리폼, 패브릭 포스터 등 최근 주목받는 다양한 수선·제작 기법을 안양에 선보이며, 안양을 거점으로 한 참신한 실험 공간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손상되거나 싫증 난 물건이 흥미로운 방법을 통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경험도 제공했다. 참여자들은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한 공간에서 공통의 작업을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연대감을 형성했고, 이는 느슨한 관계 맺기로 이어졌다.

 

그린써클 프로젝트는 표면적으로는 폐자원 활용을 통한 적극적인 자원순환 사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보다 깊고 복합적인 고민이 담겨 있다. 청년과 아이들의 펜팔 프로젝트 ‘마음우편함’, 기후위기의 마음 돌봄 프로젝트 ‘나와 기후, 나의 기분’, 먹기 명상과 쓰기 명상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는 ‘제철 마인드풀 명상 워크숍’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 왔다.

 

클로징 파티에는 오이코스 프로젝트에 참여했거나 초대를 받은 시민 40여 명이 참가했다. 행사는 오이코스의 호스트 '유주'의 지난 100일간 활동 소개를 시작으로 안양 지역 수선산업 관련 이해관계자 매핑 결과, 연결을 작동시키는 7가지 조건, 프로그램 참여자 설문자료 분석 결과를 공유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에는 참여자들이 주체가 되어 그린써클 프로젝트를 통한 변화를 확인하는 ‘변화의 제비 테이블 토크’, 개인적으로 쓰임을 잃은 물건을 서로 교환하는 ‘나 대신 잘 써줘’, ‘행운의 감자’ 추첨을 통한 선물 교환 등을 진행하며 오이코스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변화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폐자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 낯선 활동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효능감, 공동의 목표를 향한 연결감, 안양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의 확장,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생태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감각 등 다양한 변화를 공유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파티 참여자들이 남긴 메시지는 오이코스 쇼케이스에 전시되어 9월 중 방문객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메시지는 그린써클 프로젝트의 기획전시 ‘VISIBLE–INVISIBLE: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오이코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총괄 진행한 유주(이혜림)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오이코스는 문을 닫지만 단체 채팅방과 인스타그램(@hrang5ikos)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며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이후에 이어질 그린써클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오이코스는 10월 중 활동 보고서를 정리해 공유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소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조선직물, 금성방직, 태평방직, 동일방직, 동양나일론 등 대규모 섬유공장들이 자리하며 안양 경제를 이끌고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성장을 주도했던 지역의 역사에 주목해 시작된 프로젝트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청년 여성들이 안양역 지하상가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 이 소박한 실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지역의 새로운 생활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락처 : studi5122hr@gmail.com 인스타그램@hrang5ik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