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사람

[20260908]이대수 시민의회 경기포럼 공동대표(뉴스브레이크 기사)

안양똑딱이 2026. 9. 8. 14:10

 

[지방자치의 사람들] 이대수 시민의회 경기포럼공동대표

지방자치는 아직 반쪽짜리답은 시민의회에 있다

공론장의 숙의로 갈등을 풀고, ‘자율·자치·자연으로 위기에 대응한다

홍문국 기자 메일 | 기사입력 2026/09/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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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reaknews.com/1234732?fbclid=IwY2xjawUMdkZwZG9mAWV4dG4DYWVtAjExAHNydGMGYXBwX2lkEDIyMjAzOTE3ODgyMDA4OTIAAR4BSBqH9QsE1YleRyr24l7A7_zRiZebmtb34jBacSXnTQkLul4FueFlROFKzg_aem_gxY8ROUEzqWK6yPwMiyccQ

 

지방자치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을 통해 완성된다.

 

[지방자치의 사람들]은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지방의원을 비롯한 공공의 영역에서 묵묵히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철학을 기록하는 인터뷰 기사다.

 

이번에는 군포시 시민사회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이대수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825일 오후 3시 산본 중심상가 소재 군포시민의 모임사무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1985, 당시 시흥군 군포읍 산본리에 삶의 터전을 잡은 젊은 목회자가 있었다. 군포에서 목회를 시작한 이대수 목사다. 이후 그는 오랫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목회와 지역운동, 환경운동과 시민사회 활동의 무대가 모두 군포였다.

목회 방식에서도 그의 관심은 일찌감치 자율참여에 닿아 있었다. 평신도들이 교회의 의사결정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회를 지향했고, 지역사회에서는 주민의 삶에 직접 닿아 있는 문제를 놓고 행정에 질문을 던졌다.

지역운동가로서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1990년대 군포 소각장 문제였다. 1993년 군포시청 앞에서 소각장 건설 반대집회가 열리면서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본격화됐고, 이 과정은 단순한 시설 반대에서 쓰레기 정책 전반을 다시 묻는 시민운동으로 확장됐다.

 

소각장 반대운동, 지역의 문제를 수도권의 의제로

당시 군포의 소각장 문제는 한 지역의 환경 갈등에 그치지 않았다. 주민들은 소각시설의 규모와 환경영향, 다이옥신과 소각재 문제 등을 놓고 행정에 설명과 대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대수 목사를 비롯한 지역 활동가들은 자료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대응 논리를 만들어갔다.

운동의 방식도 달라졌다. 단순히 짓지 말라는 구호에 머물지 않고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는 방안, 주민의 감시와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1995년에는 시민 주주제 방식의 군포시민신문이 창간됐고, 지역 현안을 주민의 시선에서 다루는 또 하나의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1997년에는 군포환경자치시민회가 창립됐다. 환경보전과 주민자치, 수리산 지키기, 생활공동체를 주요 활동 목표로 내걸었다.

지역에서 시작된 문제의식은 수도권으로도 넓어졌다. 1996년에는 군포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지역의 주민대책위와 환경단체들이 참여한 수도권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연대회의의장으로 나섰다. 쓰레기 문제를 개별 지역의 민원이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정책 의제로 끌어올린 것이다. 반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제를 공부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다

 

 

국토는 나눴지만 주권자의 자리는 나누지 않았다

 

40년 가까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지켜본 그가 지금 한국 지방자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하다. 그는 현행 지방자치를 여전히 '반쪽짜리'라고 표현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고 해서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행정은 일정 부분 지방으로 내려왔지만, 정작 주민이 직접 지역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통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그가 문제 삼는 것은 지방자치의 외형보다 그 안에 담긴 주권의 문제다. 현재의 지방자치가 주민을 정책의 대상으로 참여시키는 데 머물고 있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가 주민을 정책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과 권한의 문제도 그 연장선에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최근에도 대체로 국가 세입이 약 4분의 3, 지방세가 4분의 1 안팎인 구조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세와 지방세의 구성비는 각각 76.8%, 23.2%였다.

정치제도 역시 그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현행 정당법은 중앙당을 수도에 두고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춰야 정당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지역정당의 설립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역 수준의 정치적 다양성과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해 지역정당 허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에게 지방자치의 과제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주민을 얼마나 실제적인 주권자로 세울 것인가.”

백인위원회와는 다르다그가 말하는 시민의회

 

그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시민의회가 나온다.

이대수 목사가 말하는 시민의회는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나 민관협치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특정 단체나 기관이 추천한 사람들로 구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시민을 무작위 추첨 등을 통해 뽑아 특정 의제를 놓고 충분한 학습과 토론, 숙의 과정을 거치게 하자는 구상이다.

시민들이 단순히 의견을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공부하고 서로의 주장을 듣고 토론한 뒤 하나의 권고안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그는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갈등이 심한 사안일수록 찬성과 반대의 진영이 처음부터 나뉘면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 반면 이해관계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둔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토론한다면 서로 다른 입장을 좁힐 가능성이 커진다.

그가 구상하는 시민의회에는 참여에 따른 보상과 생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그래야 특정 직업군이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만 참여하는 또 다른 대표성의 편향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민의회 구상은 최근 그가 직접 활동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2025년 시민의회 경기중부 포럼은 군포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시민의회 관련 학습과 토론을 진행했다. 이대수 목사는 시민의회에 관한 독서토론에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와 추첨시민의회의 이론적 배경 등을 발제하기도 했다.

 

 

2026년에는 시민의회 경기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경기도 차원의 시민의회 논의를 확장하고 있다.

시민의회가 당장 법적 강제력을 갖자 않지만 그럼에도 시민의 숙의를 거친 권고안이라면 행정과 의회가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사회적 무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결국 그가 만들고 싶은 것은 새로운 위원회 하나가 아니다. 시민이 정책의 대상에서 정책의 주체로 이동하는 새로운 공론장이다.

 

자율, 자치, 자연결국 하나의 문제였다

그의 관심은 지방자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각장, 생태환경, 기후위기, 돌봄, 양극화, 평화.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는 의제들이지만 이대수 목사는 이 문제들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고 본다. 그가 최근 강조하는 표현이 '자율·자치·자연'이다.

자율은 스스로 판단하고 절제하는 삶이다. 자치는 외부의 지시에 의존하기보다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힘이다. 자연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의 토대라는 의미에 가깝다.

세 단어는 각각 다른 영역을 가리키지만, 그가 보기에는 같은 방향을 향한다.

타율에 익숙한 개인은 스스로 결정하기 어렵고, 자치의 경험이 부족한 공동체는 중앙에 의존하기 쉽다. 자연과의 공생을 외면한 사회는 결국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환경문제와 지방자치 문제는 별개의 의제가 아니다.

주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하며,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사회.

그가 말하는 '자율·자치·자연'은 결국 이 세 가지를 하나의 삶의 원리로 묶으려는 시도다.

 

40년의 지역생활, 그리고 다시 시민에게

돌이켜보면 그의 활동 반경은 크게 넓어졌지만 출발점은 변하지 않았다. 군포에서 목회했고, 군포의 환경문제를 붙들었으며, 지역신문을 만들고 시민단체를 조직했다. 지역의 소각장 문제에서 출발한 고민은 수도권의 쓰레기 문제로 넓어졌고, 이제는 민주주의와 시민주권, 기후위기와 평화라는 보다 큰 의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지역을 떠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활동을 관통하는 것은 늘 지역이었다. 최근에는 시민의회를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며 새로운 세대의 시민활동가들과 만나는 일이 중요한 활동이 됐다. 시민의회 경기중부 포럼 역시 군포민주시민교육센터를 기반으로 학습과 숙의를 이어가고 있다.

 

40년 전 군포에 정착한 한 목회자가 지역의 작은 문제를 붙들면서 시작한 질문은 이제 지방자치의 본질을 묻는 데까지 나아갔다.

 

누가 지역의 주인인가. 주민을 주인으로 세우는 제도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대수 목사가 지금 시민의회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지방자치가 행정구역을 나누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숙의하고 결정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민주주의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걸어온 40년의 지역운동은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자치의 완성은 행정의 권한을 지방으로 옮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권한의 주인을 시민으로 세우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