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점차 잊혀져간 1970년대 아이들의 놀이 문화
1970년대에는 놀이기구가 거의 없었다. 개인적인 놀이기구는 나뭇가지로 만든 새총, 덮치기 등이고 여러 또래가 함께할 수 있는 자치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팽이놀이, 고무줄놀이, 술래잡기, 말뚝박기, 닭싸움, 땅따먹기, 쎄쎄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연날리기, 가위생, 다방구, 얼음 땡, 계급장 등과 나무로 만든 칼싸움등이 고작이었고, 겨울철에는 나무와 철사로 썰메를 만들어 논에 물을 덴 임시 스케이트장에서 놀던 것이 전부였다.
도구 없이 맨땅에 선을 그어 노는 가위생 놀이는 다양했다. 십자,팔자,오징어 게임 등
여자아이이 공기놀이, 고무줄놀이를 많이 했다면 남자아이들은 말타기, 닭싸움, 돼지불알 게임을 많이했다
1970년 중후반으로 가면서 경제적으로 살만해지자 축구공이 등장했다. 운동장이니 공터가 없는 곳은 추수를 끝낸 논에서 공을 차기도 하고 날씨와 상관없이 그냥 뛰는 것이 좋아 비 오는 날에도 놀았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놀이는 공동체 의식을 강하게 심어주었던 놀이문화였다. 대보름에는 어느동네 쥐불이 큰가 동네 뒷산이나 언덕에 올라 대결도 벌리고, 동네별로 축구 시합을 해서 지면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고, 이긴 동네는 잔치할 정도로 단합과 협동을 중요시했다.
어릴 때 했던 오징어 게임은 영화에서 나오는 오징어 게임과 다소 차이가 있다. 필자가 놀았던 오징어 게임은 바닥에 오징어 모양을 그리고 그 오징어 바깥에 2개의 둥그런 원을 그린 다음 직선으로 연결하였고, 게임 방법은 공격팀은 오징어 안에서만 공격하고 수비팀은 안과 바깥에서 공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비팀이 원으로 들어가서 공격할 때는 한 발로 공격을 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돼지 불알 게임은 사각형을 중앙에 그리고 그 사각형 바깥에 네 개의 불알을 그린다. 그리고 4개의 불알은 직선으로 연결한 다음 가장 작은 불알에서 돼지 창자처럼 길게 통로를 그어 맨 끝부분에 공격팀이 도착하면 이기는 게임이었다. 수비팀은 공격팀을 그림 바깥으로 내보내면 공격수는 죽어 공수가 바뀌는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과 돼지 불알 게임의 차이는 오징어 게임에서는 수비팀이 원안에 들어갈 수 있지만, 돼지 불알 게임은 원에 수비팀이 들어갈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간식 꺼리로는 왕사탕과 달고나, 여름철에는 아이스케끼와 하드, 삼각비닐봉투에 들은 달콤한 색깔주스, 겨울철에는 군고구마뫄 군밤등이 인기였다. 달고나를 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하는데 당시에는 용돈 조차 귀했다. 설날이나 소풍, 운동회 때 받은 용돈으로 달고나를 할 기회가 있을 뿐 평상시에는 그저 구수한 냄새를 맡거나 구경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부분 또래는 어머니 몰래 국자에 달고나를 만들었다가 국자가 시커멓게 타 혼나기도 하고 달고나 모양을 내는 도구가 없어 여러 모양을 만들지는 못하고 그저 과자 대용으로 먹는 데 그쳤다.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고 학원과 방과후 교육으로 또래끼리 어울리는 시간도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옛 놀이문화도 사라졌다.
더욱이 정보화가 급속도로 발전되어 컴퓨터를 활용한 개인적인 게임이 자리를 잡아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해 주는 우리네 공동체 놀이문화가 사라져 못내 아쉬웠다.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 영화로 인해 다시 우리의 전통눌이 문화를 되들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지만 이를 디시 복원시켜 활성화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물론 음직임 조차 보이지 않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