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영상기록/안양

[영상]안양산책-김혜련작가(2015.11.14)

안양똑딱이 2017. 3. 16. 19:36

 

안양산책
Inki and Herian Play
에니메이션 김혜련

편집 홍인기

유튜브 게시일: 2015. 11. 14.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4ses8jHj3Vg&t=4s

 


오랫동안 안양에서 거주하였지만 안양이란 지역은 학교를 다녔던 동네, 돌아와서 쉬는 잠자리 이상의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관양동에서 과천을 거쳐 서울로 오가는 생활이 반복되는 일상에 만안구는 효자동의 골목길 보다 심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었다.
그러한 동네의 구석구석을 걷는 일은 제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찰과 더불어 일상의 패턴에서 벗어난 짧은 여행이었다.
여러 양식들이 뒤죽박죽 섞인 원도심의 마을은 특별한 아름다움을 주진 않았지만 자연의 풍파를 함께한 세월 속에 특유의 어울림이 있었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 끝에 자리한 녹이 슬은 작은 대문과 골목 밖에 나온 집안 살림살이들의 풍경은 오래전 잊혀 진 기억들을 다시 되살렸으며, 사각형 모양의 땅에 지어진 집이 아닌 언덕위에 비틀게 지어진 집과 골목의 사이에 자리해 두개의 골목을 만드는, 뾰족하고 긴 건물 형태의 새로움에 시선을 뺏기곤 했다.
오래된 건축물에는 이야기들이 많아 보인다. 사람들의 축적된 삶의 패턴들이 외부로 드러나고 때로는 그 모습이 어울림과는 상관없는 형태로 웃음을 자아내며 위트 있는 삶의 노하우들을 발견한다. 그 아이러니한 웃음 속에 유행이 있고 문화가 있다. 작업은 이러한 삶의 기지가 모인 문화에 대한 기록이며 재해석이다. 또한 현대의 삶에 걷기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2013년 2월 처음 탐사에 합류하게 되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물었던 질문은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이냐? 돈은 받고 하는 것이냐? 라는 질문이었다.
목표점을 향해 달리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걷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는데, 단순한 도착점을 향한 도보가 아닌 산책이란 현대생활에서 어떠한 의의를 갖는가? 앙리 르페브르가 '현대세계의 일상성'에서 말하듯 현대인의 삶이 같은 패턴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프롤레타리아적이라면, 산책은 그것에서 조금은 벗어난 행위일지 모른다. 정해진 동선을 일탈한 산책 속에서 일상적인 현상을 관찰하다보면 동시대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안양산책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될 것이다. 결과가 아닌 걷는 과정에 의미가 있고 그 속에서 삶에 묻어나오는 기지들을 느끼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다. -김혜련 노트

김혜련작가 웹사이트 http://heriankim.tistory.com/